이스라엘의 성공:
뉴욕타임스의 보수적인 평론가인 데이비드 브룩스(Brooks)는 최근 이스라엘의 기술 혁신을 경이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이동성이 높은 이들 기술 혁신가들의 특성상 이스라엘 국내 상황의 불안정성은 바로 이들의 이스라엘 탈출과 경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그가 지난 12일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유대인들은 전 세계에서 성취력이 뛰어난 집단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인구의 0.2%밖에 안 되지만, 세계 체스 챔피언의 54%, 노벨 물리학상의 27%, 노벨 의학상의 31%가 유대인이다. 이뿐 아니다. 미국 인구의 2%에 불과하지만, 아이비리그(미 동부 명문 8개대학) 대학생의 21%, 케네디 센터 영예 수상자의 26%, 아카데미 영화상 감독상 수상자의 37%, 경제주간지 비지니스 위크가 뽑은 최대 자선기부자의 38%, 미국 최고의 뉴스 보도상인 퓰리처상의 보도 부문 수상자의 51%가 유대인이다.
특정 민족의 이러한 탁월한 성취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유대인은 발전과 개인의 책임성을 강조하고, 학습 지향적이다 등등의 설명이 있다. 또 중세 시대에 대부분의 유대인은 당시 국제정치상 고향을 등지고 농사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이렇게 이주에 나선 유대인들은 이민자의 야망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도 있다. 그래서 세계의 교차로에 그들은 모였고, 그래서 그런 세계의 중심지에서 만연한 창조적인 긴장에서 많은 혜택을 입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설명도 유대인들의 성취를 설명할 수 없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을 때에는 최강이지만,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는 역사적으로 최강의 국가가 아니었다. 지금의 이스라엘인들도 연구와 상업 대신에, 자신들의 에너지를 주변국들과의 싸움과 정치에 쏟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이스라엘은 바뀌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경제 개혁과 1백만 명의 러시아 출신 유대인들이 귀국하면서, 이스라엘 역사의 흐름이 바뀌었다.
가장 재능이 뛰어난 이스라엘 인들은 이제 정치가 아니라, 기술과 무역에 뛰어든다. 그 결과 이스라엘 경제에는 활기가 넘친다.
텔아비브는 세계에서 가장 창업가 정신이 차고 넘치는 곳 중 하나다. 이스라엘은 지구 상의 어느 나라보다도, 인구당 첨단 기술 창업가들이 많다. 민간 분야의 연구개발 비용(인구 1인당)도 세계 최고다.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의 수도 미국 다음이다. 고작 700만 명 인구의 이스라엘이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만큼의 벤처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제 이스라엘은 전형적인 혁신의 클러스터(cluster)가 됐다. 테크놀로지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밀집해서 서로의 아이디어에 도움을 주고 또 추가 아이디어를 얻는 곳이 됐다.
경제가 강하다 보니, 이스라엘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도 꽤 잘 견뎌냈다. 정부는 금융기관을 구제금융 할 필요도 없었고, 단기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풀지도 않았다. 오히려 위기 시에 더 많은 돈을 연구 개발과 인프라스트럭쳐에 투자함으로써, 장기적인 경제 전망을 밝게 했다. 바클레이 은행의 분석가들이 말하듯이, 이스라엘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에서 “가장 강력한 (경기침체) 회복 스토리”다.
오늘날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중동의 홍콩이 되고, 경제적 혜택이 아랍권으로 흘러 넘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결국 이스라엘의 경제 도약은 이스라엘과 주변국과의 격차를 더 넓혀 놓을 것이다. 주변의 산유국들도 수십억 달러를 써서 과학 센터를 세우면서, 혁신을 강조한다. 그런데도 왜 이스라엘은 되고, 주변국은 안 될까.
이스라엘에선 여러 문화적 요소들이 서로 융합해 새로운 에너지를 쏟아낸다. 실리콘 밸리와 텔아비브의 과학 기지들은 이렇게 생겼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주변국들에선 자유로운 지적 교류나 기술적 창의성의 전통이 없다. 1980~2000년 사이에 이집트인들은 미국에서 77건의 특허를 냈다. 사우디 아라비아인들은 171건이었다. 같은 기간에 이스라엘인은 7652건의 특허를 미국에서 냈다.
하지만 이런 테크놀로지 붐은 이스라엘에는 새로운 약점이 될 수 있다. 이들 혁신가는 지구 상에서 가장 쉽게 이동이 가능한 인간들이다. 이란이 이스라엘 경제를 파괴하고 싶다면, 굳이 핵무기를 쏠 필요도 없다. 단지 이스라엘 내 안정성만 흔들어 놓으면, 이들 혁신가는 순식간에 미국의 테크 허브인 팔로 알토로 떠난다. 어차피 이들은 미국 테크 허브와 계약을 맺고 있고, 그 곳에 제2의 자택이 있다. 지금 이스라엘은 경이적인 성공 스토리가 됐지만, 동시에 매우 이동이 자유로운 사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