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6개월서 멈춘 '가족': 최장 연재 기록: 투병 최인호씨 집필 중단
국내 잡지 사상 가장 긴 연재 기록을 갖고 있는 소설가 최인호씨의 《가족》 연재가 중단됐다.
《가족》을 연재해 온 샘터사는 10일 "작가가 지난해 10월호를 보낸 뒤 쉬겠다고 한 데 이어 지난 연말 연재를 끝내겠다는 의사를 최종적으로 전해왔다"고 밝혔다.
최씨는 1975년 9월부터 이 잡지에 《가족》 연재를 시작해 2009년 10월호까지 34년6개월간 총 402회를 연재했다.
암이 발견되자 2008년 7월호 이후 연재를 잠시 중단했다가 2009년 3월호부터 재개한 바 있다.
소설가 최인호씨
최씨가 〈샘터〉에 보낸 402회의 제목은 '참말로 다시 일어나고 싶다'이다.
작가는 이 글에서 요절한 소설가 김유정이 죽기 열흘 전에 쓴 편지를 인용하며, '그 편지를 읽을 때마다 나는 펑펑 울었다'고 고백했다.
최씨는 "갈 수만 있다면 가난이 릴케의 시처럼 위대한 장미꽃이 되는 불쌍한 가난뱅이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막다른 골목으로 돌아가서 김유정의 팔에 의지하여 광명을 찾고 싶다"고도 했다.
샘터사는 이달 중 발간되는 〈샘터〉 2월호에 《가족》의 연재 종료 사실을 알리고 연재를 정리하는 특집도 싣기로 했다.
독자를 대상으로 그동안 연재를 감사하고 쾌유를 기원하는 종이학 천 마리 접기 행사를 하고, 이를 통해 모인 종이학으로 감사패를 만들어 최씨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연재를 중단한 최씨는 《최인호의 인연》(랜덤하우스)이라는 산문집을 최근 펴냈다.
이 책에서 최씨는
"내가 죽음의 자리에 누워 영원히 눈을 감을 때까지
나는 이 인연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내가 쓴 보잘것없는 글들이
이 가난한 세상에 작은 위로의 눈발이 될 수 있도록,
그 누군가의 헐벗은 이불 속 한 점 온기가 되어줄 수 있도록,
나는 저 눈 내린 백지 위를 걸어갈 것이다"라고
최근 심경을 고백했다.